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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칸 본문

▣ 성장 전

카림 칸

이그드라실 2022. 12. 29. 19:51

“발은 빗물에 담궈도, 대가리는 먹을 거에 파묻으란 말도 있지.”

…이거 아니라고? 알게 뭐람, 어차피 너나 나나 대학가긴 텄다.

 

 

외관 :

 

픽크루:  https://picrew.me/image_maker/1806920

 

전반적으로 사나운 인상. 원체 인상 더럽다는 소릴 많이 들어서 자주 웃으려했더니, 밑의 눈가가 더 둥글게 희어지는 바람에 사납고, 의뭉스럽고, 뭔가 꿍꿍이를 꾸밀 것 같이 생겼고, 뒤통수칠 것 같고, … 따위의 소리를 듣는 바람에 어느 순간부터 눈은 웃지 않고 입꼬리만 올라간 인상으로 자란 것으로 추정된다. 생긴대로 굴어달라? 발리우드가 남아 있었다면 데뷔쇼는 ‘뒤져서 나오면 통조림 1개당 속눈썹 뽑기’였겠군…

 

전반적으로 목가까지 내려오는 헝클어진 머리카락, 약간은 떡진 머리(어차피 세상이 이런 모습으로 보이기도 전에 조금씩 떡져있었다.), 두꺼운 눈썹에 날카롭게 올라간 검갈색 눈의 소유자.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콧등에 약간 매부리코 기질이 보인다. 몹시 크진 않아도 팔다리가 말라 어느정도 길쭉하고 날렵한 체형.

 

무너진 사회 속 많은 생존자들이 그러하듯, 후드티에 티셔츠, 발목까지 오는 청바지에 어디선가 주워서 신은 질 좋은 운동화 차림으로 기동성 좋은 의상 차림. 단단히 고정된 백팩 하나가 묵직하게 어깨에 메여있다. 단촐하면서도, 단촐하지 않은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 생존해왔다는게 몹시 익숙해보이는 듯 마냥.


이름: 카림 칸 / करीम खान / Kareem Khan

 

나이 : 17세

 

성별 : 남성

 

키/몸무게 : 167cm / 평균


성격

눈치없는 낙천성 / 지금만 봅시다, 지금만. / 적절한 사회화 / 굶주린자

 

하늘이 말 그대로 무너졌고 솟아날 구멍도 없지만 어쨌든 살아남았다 - 그건 잘 된 일이었다. 본래 잃을 것이 그리 많지 않았던 삶 덕분에 외려 다른 사람들의 절망을 대하는 태도가 다소 둔감했고 경우에 따라선 위로 섞인 동정심까지 이따금씩 보였다.

 

먼저 앞선 자의 여유였을지 몰라도 말투는 여전히 시원털털했고, 행동은 흐물적거렸다. 남의 눈치를 많이 보지 않는 사람이 위로랍시고 내뱉는 결과물이 결국 이 모양이었다. 세상이 무너져서 슬플 수 있겠지만… 원래 부모님은 먼저 죽는 법이고 집이 낡아 빠지면 언젠가 무너지는 법이지. 화이팅!

 

일련의 불운을 맛보던 사람들이 파괴된 삶 속에서 적응하던, 하지 못하던간에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언제까지나 제 몸 하나 건사하며 적당히 챙길 건 챙기고, 적당히 피하는게 더 중요했다. 딱히 슬퍼할 것도, 딱히 힘 빠져할 일도 없었다. 굳이 텐션의 높낮이는 조금 높은 편으로 꼽혔지만 감정의 고저가 적었다. 그 모습에선 익숙한 고단함이 섞여있는 듯 보인다.

 

황폐하게 굴러가는 사회 속에서도 군집과 세력은 일정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이용할 줄 안다. 그건 다라비와 같은 슬럼가에서 머물 때도 그러했고, 기차역 뒷가에 몰린 유흥가를 스쳐 지나가면서도 배웠고, 반쯤 물에 잠긴 도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군집 속에 숨어 들 때도 그러했다. 싸움을 걸어서 이길 수 있으면 싸우고, 없으면 튄다. 훔치는 것에는 댓가가 있지만 사실 또 그만한 것도 없다. 사람 둘 이상 모여있을 땐 각자 우호적으로 지내라. 매우 많은 사람들 사이에선 특별히 튀지 말 것 등등… 그 끝에 터득한 삶의 지혜는 제 행동이 되었고, 제스쳐가 되었다. 그러니 그 어린 나이에 이미 은원의 개념은 정확했고, 힘의 논리를 터득했으며, 관계망은 존중하지만 사회는 불신했다.

 

드물게 먹을 걸 잔뜩 들고 있던 바보 같은 모습이 들통나도 전부 품으로 꾸깃거리며 한 마디 던지곤 했다. 씁. 거래용은 아니라서. 곱게 자란 누군가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지던, 길에서 굴러먹어봤기 때문에 당연스레 섵불리 남의 거에 침 흘리는걸 참던 그야 내 문제가 아니잖아. 그야 이제 와서야 너나 나나 기약할 수 없는 앞 날의 시대가 되었지 않는가? 손아귀에 쥔 걸 입 속으로 털던 깊은 주머니에 쑤셔 넣던 제 속으로 꿀꺽 삼키는 모습이야 말로 적응의 현신이었다.


기타 :

 

뭄바이의 길거리 고아

인도 출신. 전 세계가 비에 잠기기도 전 처음 기억이 나던 6살 적 무렵부터 이미 고아로 살며 뭄바이에서 길거리 소년의 삶을 시작했다. 아득한 첫 기억은 고아원에서 막 나와 기차길을 걸어가는 것에서 시작되었고, 카림이라는 제 이름 하나와 몹시 배고팠던 경험이 대체로 기억의 전부였다. 무슬림 이름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성씨가 없던 저 스스로에게 유명한 배우들의 성씨들을 따서 칸이라고 붙혔다. 이 세상에 칸이 얼마나 많은데 저 사이에서 아빠라고 부르면 다 쳐다볼걸? 그리고 원래 돈 많은 사람일 수록 그림자가 짙대잖아… 이거 맞지?

 

14살 막바지쯤부터 뭄바이의 25퍼센트가 서서히 물에 잠기기 시작했고, 이후 식량 식수조달의 전쟁이 시작됬다. 부유층, 빈곤층 사이의 치열한 아비규환이 이어졌고 그 틈새로 제 한몸 어떻게든 건사하며 현재까지 도달했다.

 

길거리 꼬마로 살던게 오히려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부모가 사라지자 아무것도 못하는 어중이 떠중이는 짐을 뺏기거나, 두들겨 맞거나, 짐승 미끼가 되거나, 패싸움에 휘말리는 꼴들을 모두 단단히 지켜보면서 끝까지 살아남지 않았던가? 똥물에 빠져도 머리는 구름에 뉘이라는 속담 하나 제대로 외우지 못할만큼 지식은 짧았지만, 자신이 꽤 현명하다고 느낀다. 엣헴, 내가 좀 선행학습해봤거든.

 

길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다 해보았다. 가난과 결핍,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필연적인 타락을 거쳤다. 정직하다는 말은 그날의 저녁을 굶겠다는 말과 같은 법이다.

 

그래도 '쓰레기짓'은 제 손으로 치룬 적은 없다고 한다. 선을 넘은게 티나면, 정말 받을 도움도 못 받는 걸 모를만큼 머리가 나쁘진 않았다. 하긴 길거리가 얼룩진 인간들의 지옥인지, 갈 곳 없는 사람들의 보금자리인지 사람들은 쉽게 헷갈리곤 했다.

성인 및 어른들을 잘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굳이 적대적이진 않지만 딱히 약속을 잘 지킨다고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 외에도 저보다 나이 많은 부류를 향한 연대감이나 친근감도 적어보인다. 보통 먹이사슬의 가장 윗단엔 성인이 있고, 그 다음엔 더 나이 많은 애들, 가장 약한 부류가 나이 어린 부류기 마련이다.

 

 

식탐꾼

으레 길에서 구르던 아이답게 가지지 않은 많은 것을 탐내곤 했다. 그러나 세상이 멸망하니 물건도, 부도, 반짝거리는 것들도 이제는 큰 소용이 없어졌을 수 밖에.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을 굴러가게 하는 것이 결국 먹을 것밖에 더 되는가? 식탐은 단순한 결핍이 아니었다. 오늘도 뭘 목구멍에 넣어야 운 좋게 살아남을지 고민해야하는데…

 

음식을 크게 가리는 편이 아니다. 부모도 없고, 종교도 없다. 혹시 굴러다니는 베이컨이라도 본다면… 내가 모스크에 한번도 들어가본 적 없고, 알라도 안 믿고, 오래 살아봤는데 짠. 알라보단 바루나가 더 전능하더라. 사이좋게 다 고기밥 될껄 왜 그리 평소부터 싸웠는질 몰라. …게살 감추듯 삼키며 우물거릴 터다.

 

위생관념이 좋은 편이 아니고, 반대로 비위가 좋은 편. 이 두가지 합쳐서 극악의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뻔뻔함을 선사했으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을 때 다소 더럽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땅에 굴러서 흙으로 양념된 걸 먹던,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도 뚝딱 따도 닭고기 종류는 먹지 않았다. 벨리알의 대대적인 유행 이후, 한동안 근방에서 기르던 닭들이 모두 감염되어 서로를 잡아먹는 모습을 봤다고 스스로 말한다. 어차피 수많은 조류가 인류에게 위협이었으니 경기를 일으키진 않아도 꺼려하는 건 당연한 수순일지도.

 

그리고 음식을 교환하게 되더라도 남의 손을 탄 음식은 잘 먹지 않았다. 통조림이나 레토르트처럼 포장된 음식이 아니라면, 대체로 제가 손 댄 것만 먹으니… 의외로 사정없이 남의 것을 훔쳐먹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대체 뭘 믿고?

 

 

재주 & 솔로 랭킹

기본적인 생활력이 좋은 편. 제 가방에는 훔쳐가기엔 하찮은 도구들이 많이 있었지만, 반대로 보면 생존에 필요한 물건들이 있었다. 페트병, 비닐봉투, 건전지, 호루라기 등등등.

 

복합적인 의미로 손재주가 있다. 정확히는 제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데에 자신이 있는 것과, 훔치는 것에 자신이 있다. 후자의 경우 보통 ‘빌린다’고 하지만, 주인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아지는 바람에 이제는 얻었다고 표현하는 편. 손놀림이 민첩하고, 드물게 혼자서 요리해 먹을 때 의외로 그럴싸하게 조리할 수 있다. 다만… 저기여 혹시 아직 물에 안 빠진 양심이 아우성치지 않나여? 1인분어치 콩과 피클 통조림으로 5명끼리 나누자고. 이거 코란에서 비슷한 얘기 있었는데…

 

영어, 인도어 외 몇몇 외국어 구사능력이 있다. 관광지 근처에서 호객행위도 몇 번 해보니 잡다한 말 몇몇이 가능하거나 알아듣는 눈치.

필요한 순간엔 집단에 빌붙거나 함께 어우러지지만, 기본적으로 단독 행동가. 혼자 살아온게 더 익숙했으니 이건 어쩔 수 없다.

 

 

티켓 입수

익사해 죽은 어느 아이의 주머니에서 티켓을 발견했고, 그대로 가지고 탑승장까지 도달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그리고 어차피 자신 같은 무호적자에겐 추첨의 행운이 들어올리 만무했다. 전 세계 아이들에게 돌린다는 소리는 보통 어디까지 국가가 존재하는 아이라고 인식해야 그 범위에 간신히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그 사실에 비관하는 대신 손에 쥔 티켓을 가방의 가장 깊은 곳에 쑤셔 박는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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